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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파도타기/하루하루 파도타기

2023 3Q 회고 :: 폭풍 후 고요함, 나에겐 무료함

3Q를 적는 지금, 온몸이 망가져 있는 상태이다. 고3때나 나던 스트레스성 다래끼가 올라와 있고, 허리도 아프고, 집 보일러까지 안되어서 감기까지 걸렸다. 그냥 몸이 난장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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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Q 회고 :: 수습 종료, 1인분 하기

벌써 상반기가 지나갔고, 이직을 한지도 7개월이 되었다. 그리고 수습을 통과했다. 원하는 회사에 들어갔다는 설렘. 수습을 통과해야한다는 압박감. 이 양가잠정을 가지고 반년을 버텼다. 이전

pacie.tistory.com

 


A to Z 는 아니더라도 A to V 까지 혼자하기

이번에 신규로 나가는 기능에 대한 개발 전반을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실은 20년차 시니어 P님, 8년차 미들 K님, 그리고 나 이렇게 신규 기능을 20%, 30%, 50% 느낌으로 개발 계획을 짰었는데, P님 기능이 이미 구현된 부분이어서 그 부분에 대한 베트남쪽 개발의 커뮤니케이션을 내가 담당하기로 하고 K님 30%, 나 70% 이 되었다.

 

근데 신규 기능이 들어가야 할 서비스는 내가 아예 모르는 서비스였고, 특히나 기술 스택도 나에게 익숙하지 않거나 모르는게 있었다.

  • Spring JPA
  • Querydsl
  • Vitess

(여러분 이거 몰라도 취업돼요. 저 보면 아시겠죠?)

 

아무튼 JPA로 예전에 얼큰하게 혼난적이 있어서 대강 팀에서 사용하는 방식은 이해하고 있기에 곧잘 구현했지만 Querydsl에서 막혔는데, 스펙상 구현이 복잡한 부분이라서 날새서 방법을 찾았으나 동작하지 않았다. 결국 어째저째 우회할 방법을 찾아서 PR을 올렸는데 코드 리뷰 해주시는 J님이 왜 이렇게 짰냐고 이전에 내가 시도했던 방식을 안내해주셨다.

 

진짜 너무너무 억울해서, 왜 이렇게 구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와 해당 방식으로 했을 때 발생하는 오류를 함께 코멘트 남겼는데 그때 처음알았다. N사 Vitess에서 막고 있는 기능이었다! 다들 몰랐던 것이다! 

 

 

아무튼 J님이 40개 넘게 코멘트를 남겨주셨고, 해당 사항을 다 반영하고 나니 새벽 5시 반이었다. 2시간 정도만 자고 바로 출근했는데, 그날 회식이어서 저녁에 작업을 못할 것 같아 그냥 새벽까지 작업을 했었다. 이때 내가 날을 안샜으면 일정이 뒤로 딜레이 되었을 수도;;;

 

 

겨우 일정에 맞춰서 QA를 태웠으나, QA에서 버그 티켓을 주는데 다들 휴가여서 나 혼자 2일 동안 티켓 쳐내느라 죽는 줄 알았다. 3일차에 K님이 출근해서 너무 행복했는데, 2일동안 소녀 가장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경험이긴 했다. 이때 서비스 책임감 MAX.

 


 

베트남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 와르르 멘션

QA를 태우다가 동영상이 재생이 안되는 이슈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인코딩이 완료되지 않은 동영상이 노출처리되어서 발생한 문제였다. 따라서 프론트에서 저장할 때 인코딩이 완료된 미디어에 한해 서버에 저장 요청하도록 변경하기로 했는데, 서로 이 이야기만 1주일 넘게 한 것 같았다. 물론 Jira에서 영어로.

 

나 : "저장 요청 할 때 인코딩 상태 확인하고 요청주세요. 인코딩 상태는 이 API 사용하시면 돼요."

베트남 프론트 : "이 API 사용해서 인코딩 상태 확인은 되는데 수정한 정보 저장 할 때 인코딩 정보를 얻을 수 없어요."

나 : "수정한 건 이미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가져온 거니까 인코딩 완료되었다고 판단하고 그냥 저장요청 주셔도 돼요"

베트남 프론트 : "그게 아니라, PUT 메서드 사용할 때 인코딩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요"

나 : "아니 서버에서 가져온 정보 중에 동영상 정보는 이미 인코딩 완료된 값이라고 보고 그냥 사용하시면 됩니다"

베트남 프론트 : "어떻게든 인코딩 정보 얻을 있게 해주세요. @자기상급자멘션"

 

결국 베트남 관련 업무 도와주시는 C님이 내가 쩔쩔 메는 상황을 확인하고 히스토리 정리를 해주셨는데, 결론은 스펙이 부분만 정의되어있어 서로 생각하는 기능 명세가 달랐던 것이었다. 기획 담당자에게 스펙 검토 요청을 하고 해당 쓰레드는 종료되었다. 

정말 그때 너무 이해가 안되었는데, 부족한 스펙 정의 때문에 백엔드랑 프론트가 싸우는 꼴이었다. 이렇게 기획이 중요한지 몰랐다. 

그리고 내가 좀 더 영어를 잘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를 미연에 발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지금 비지니스 영어 수업을 듣고 있다.

 


 

멘토링 시작

한참을 달리다가 신규 기능도 나가고 하니 살짝 여유가 생겼다. 근데 이때 아이러니 하게도 정말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아 그냥 포기하고 빠른 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금쪽이마냥 사춘기가 왔나 싶었다. 회사가 재미가 없었다.

 

 

일의 재미를 못 찾는다면 자기 개발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하고 있으니 외부에서 나의 트리거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멘토링을 하기로 했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멘티들을 보면서 나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고, 무엇보다 멘티들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판단했다. 나름 이제 만2년, 3년차 개발자가 되어가기도 하고 그래도 최소한의 자격의 되지 않을까 하고 멘토링 봉사 신청을 했는데, 다행히 지금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효과가 있었다. 일의 재미를 못 붙이고 있긴 하지만, 내 개인 공부 시간을 습관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SpringBatch 인프런 강의를 끊어서 관성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멘티들 코드리뷰를 하면서 과거의 내가 떠오르기도 하고 질문에 대해서 나도 해결책을 찾아보면서 괜찮은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이제 2024년이 다가오기까지 한개의 분기만 남겨두고 있다. 제발 이번 분기에는 일에 정을 붙였으면 좋겠다.